(페이스북 디자인 디렉터 / Product design director @ Facebook. )
원문 링크 : https://medium.com/the-year-of-the-looking-glass/3e852d5eccf5
(Christoper Wong의 사진이라네요)
오래 전 나는 PM이었고…(같은 말이라 중략)…늘 노력하고 있다.
PM은 성공적인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채우기 위해 카멜레온처럼 꾸준히 적응하는 인물이다.
이 글은 상냥하면서도 데이터가 엄청 많고, 팀을 자주 불러모으며, 유연하게 이야기하는 PM을 디자이너인 당신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.
(* 역주 : 외국에서는 “기획자”라고 이름붙여진 직군은 없는데, 우리나라의 기획자들은 Interaction Designer+PM 정도로 보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. 여기선 대충 PM=기획자 정도로 보심 될듯)
PM의 업무가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데 필요한 “연결고리”임을 이해하라.
이 말은 대부분의 PM이 특별히 아래와 같은 부분에서 뛰어나단 이야기다.
1.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: 훌륭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PM이 팀의 목표와 우선순위, 로드맵을 여러 조직(법무, 마케팅, 고객대응, 세일즈 등) 에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. 따라서 PM들은 매우 명확하고, 간결하고 주제를 꿰뚫어야 한다는 것이다. 디자이너나 개발자는 좀 버버거려도 이해받는 부분이 있지만 (어쨌든 그들 업무에 필수적인 부분은 아니지 않는가;) 버버거리는 PM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. 이 때문에 PM이 경영진이나 외부에 제품을 알려야 하는 것이다. 그들이 디자이너나 개발자보다 우위에 있어서가 아니라, 그들이 보통 말을 더 잘 하기 때문이다. 말을 못하는 PM은 채용될 수 없다.
2. 정리하기 :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하기 위해서는 PM은 현재 프로젝트가 어디 쯤 와 있는지, 궤도에 올라 있는지 아닌지 알고 있어야 한다. 즉, PM은 챙겨야 하는 부분에 대한 전체 맵을 들고 와서 불필요한 것을 쳐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. 이를 위해서는 냉혹하고, 닌자와도 같은 정리 기술이 필요하다.
3. 다양한 역할의 다양한 사람들과 ‘잘’ 일하기 : PM이 하루동안 다양한 팀의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. PM은 보통 뭔가를 할 수 있는 권한(예를 들면 개발자나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, 자를 수는 없다) 이 없기 때문에, 앞에서 보여주고 신뢰를 얻어야 한다. 만약 PM이 븅신이라면 금세 조직의 효율성이 망가지게 된다. 괴상하고 심술맞은 개발자와, 불안하며 돈 드레이퍼(MAD MEN의 주인공)같은 디자이너는 흔히들 상상할 수 있지만 PM은 딱히 과장해서 그려낼 만한 모델이 없다. 지나친 일반화일수도 있지만 대충 평균이라고 치자. PM은 조직 내의 디자이너나 개발자보다 성숙해야 하고, 공감을 더 얻을 수 있어야 한다.
디자이너와 마찬가지로 PM 역시 그들만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.
커뮤니케이션 잘하고, 정리 잘하고, 일 하기 쉬운 것만으로는 부족하다. 좋은 PM이라면 아래의 스킬들 중 몇개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.
1. 실행: PM은 1) 목표 대비 성공적이고 2) 출시 시기를 잘 맞추고 3) 팀이 무난했다고 느끼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. PM이 경력이 많다면 수행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좀 더 크고 야심찰 것이다(주니어 PM이라면 제품 Y에 기능 X를 붙이는 정도를 수행하겠지만, PM은 새로운 모바일 앱 스위트인 Z를 출시하는 일을 수행하게되는 것 처럼 말이다). 잘 수행해낸다는 것은 타이트하고, 부드럽게 떠다니는 배의 선장이 된다는 것과 비슷하다. 모두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, 그 일을 수행하며, 모두 하나가 되어 활기차게 만들어야 한다. 여정을 잘 파악하여 보급도 충분해야 하며, 지도에 X 표시한 곳에 갔더니 바다괴물을 만나는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(아마 가면 산채로 잡아먹히겠지).
2. 디자인적인 사고 : PM은 UX를 이해하고, 존중하며, 성공적인 UX를 이끌어 낼 수 있다. 이 강점을 지닌 PM은 아마 디자이너가 가장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타입일 것이다. 꼭 그 사람이 디자인을 잘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. 보는 눈만 좋고,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해할 줄 알면 된다. 늘 디자이너와 의견일치가 되진 않더라도 말이다.
3. 분석적인 능력 : PM은 주어진 자료(양적 데이터, 업무, 사용자 피드백, 지난 경험 등)를 가지고 앞으로의 일을 잘 기획하고,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. 분석적인 PM은 어떤 일을 알아낼 수 있는지, 없는지 자체에 대해서 모든 방안을 고려하며, 미래를 좀 더 뚜렷하고, 예측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. 분석력이 강한 PM은 목표를 세우고, 우선순위를 정하며,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는데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써서 (팀원들이)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.
4. 제품에 대한 비전 : PM은 새롭고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현재의 시장과 기술, 그리고 사람들의 태도를 선도할 수 있다. 이건 시니어 레벨 PM의 스킬인데, 번뜩하는 비전을 가진 PM은 전체 팀원에게 영감을 주어 좀 더 과감하고, 어찌 보면 좀 리스크가 있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기도 한다.
PM과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는 업무를 하는 전체 팀이 밸런스가 잘 맞아야 하고, 사람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. 말하자면, 디자인적 사고에 약한 PM이라면 리디자인(redesign) 업무나 완전히 새로운 제품 같이 디자인에 상당히 치중한 프로젝트는 아마도 꺼리게 될 것이다. 혹은 그들의 빈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시니어 디자이너와 함께 일하게 되거나 말이다. 이와 마찬가지로, 목표와 일정이 좀 더 체계적일 필요가 있는 디자이너들은 실행력이 뛰어난 PM을 만나서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.
PM을 학생주임이 아닌 파트너, 혹은 리소스로 생각하면 일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.
관련된 제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가? 당신네 PM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. (만약 가지고 있지 않다면 관련된 누군가를 소개해주거나, 답을 찾을 때 까지 파고 들 것이다) 소비자나, 영업부, 사용자들로부터의 피드백이 필요한가? PM이 가져다 줄 수 있다. 현재 우선순위나, 당장 해결해야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싶나? 기능 Y에 대한 통계 데이터를 알고 싶은가? PM은 당신이 방금 생각해낸 7가지 디자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우선순위를 정하고 뭘 먼저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줄 수 있다.
PM은 당신을 정보, 데이터, 그리고 인사이트 가득한 피드백들로 무장시켜 가장 뛰어나고 임팩트 있는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. PM은 당신이 집중할 수 있도록 85%의 방해꾼들을 물리쳐 줄 수 있다. 두려워 말고 일단 요청해 보시라.
당신은 PM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게 될 것이다.
이건 늘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이다. 대부분은 그냥 제품 생산의 세 기둥 (개발-디자인-PM/기획)이 서로 밸런스를 맞추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뿐이다. 지금부터 의견 불일치가 일어나는 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.
1. 제품이 출시될 만큼 완성도가 있나? PM은 일정에 맞춰 제품을 출시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, 좀 공격적으로 마일스톤을 세팅하려는 경향이 있다. 빨리 출시하고 다시 다듬으려고 말이다.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가능한 지금 상태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하기 때문에, 시간이 필요하다. 극단적으로 가면 이 중 어떤 것도 납득할 수 없게 된다. 구린 제품을 내일 당장 내놓을 수도 없고, 완벽한 제품을 내려고 10년 동안 주구장창 제품만 만들 수도 없다. 결국 시장에 적정한 시기에 나와야 진정한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. 그럼 이 간극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? 현재 상황을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설명하고, 런칭을 늦춰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따져볼 수 있겠지. 상위 의사결정자에게 이슈를 올릴 수 도 있을 것이고. PM과 당신 모두가 믿는 누군가의 의견을 구하는 방법도 있다(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다). UT(user-testing)를 해서 누구 가정이 틀렸는지 알아볼 수도 있는데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리즈너블한 사람들과 일을 한다면 얼마나 많이 싸우건 간에 그건 결국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.
2. 디자이너는 구리다고 생각하지만, 수치는 좋아질 수 있다면 이 제품을 출시해야 하나? 이건 좀 까다로운 문제이다. 두 가지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기 때문인데, 하나는 디자이너의 의견이 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. 수치는 오를 수 있겠지만 실제 사용자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인데 (너무 단기거나, 너무 불완전한 수치거나 - 어떤 면에서는 좋지만 다른 면을 망친다거나) 이 경우 디자이너인 당신은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다른 수치를 제시해야하만 한다(역주: 봐요! PV가 올라가면 뭐해!별점이 바닥이잖아!;;). 두 번째는 디자이너가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과대평가 했다고 보는 것인데, 예를 들면 세션 초반에 “친구를 초대하세요” 플로우가 들어가는 것은 유저에게 단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어도 친구가 점점 늘어남에 따라 제품 자체에서 얻는 가치가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은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.
3. 근본적으로 우리는 제품 전략에 대해서는 동의한다. 이건 이미 “디자이너와 일하는 법”에서 다룬 바 있는데, 만약 여기서 PM과 디자이너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같이 일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. (* 역주 : 제품 전략에 동의하지 않는 시니어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참조)
이렇게 싸우더라도, 모두가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탄탄한 동의를 이룬다면 전술적인 부분에서 불일치가 일어나는 게 낫다(만약 그렇지 않다면 위 3번에서 언급한 대로 변화를 주는 편이 나을 것이다). 논쟁이 있을 경우 이걸 기록했다가 모든게 끝난 뒤에 다시 들려주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. 보통 이런거를 듣는 일은 즐겁고, 다음 번에 얻을 교훈도 있다. 어떤 때는 돌아보면 참 바보같은 걸로 싸웠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(저 사소한 디테일 가지고 그렇게 싸웠다고? 나중엔 정말 별 거 아니었는데!).
PM에게 다가가는 지름길은, 믿음직해지는 것이다.
돈 드레이퍼처럼 점심 먹고 “크리에이티브 모조(mojo)”를 찾겠다고 휭 사라졌다가 다음 목요일 오후에 나타나지 마시라. 크레이에이티브한 영역은 일정을 지키고 업무를 처리하는 일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. 당신이 가지고 있는 “고퀄”에 대한 기준을 언제 맞출 수 있을지 예측하긴 힘들긴 하다. 믿음직해지라는 말은 모든 일정을 다 맞추라는 것은 아니다. 언제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 지 언제나 다 알 수는 없을 것이다. 하지만 당신이 뭘 하고 있고, 뭘 하지 않는지 그리고 계속 (일정이) 바뀌더라도 언제쯤 끝낼 수 있을 지 꾸준히 이야기하는 일 자체는 중요하다. 당신의 중간 작업물을 공유하고, 프로세스도 공유하라. 왜 당신이 아직도 탐색 중이고, 지금까지 했던 결과물에 만족하지 않는지 이야기해라. PM에게 찾아가서 이야기했다는 것 만으로도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. 이건 PM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 일이기도 하다. 무엇보다, 이건 당신을 이해하고, 당신의 업무 방식을 이해하며, 결국에는 앞으로 탄탄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.
왜냐하면 디자이너 여러분, 당신은 디자인 자체의 목표만 가져서는 안되기 때문이다. 당신은 팀 전체가 함께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목표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. 그리고 그것이 훌륭한 제품을 얻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.
번역 출처 : http://radiofun.tumblr.com/post/59066267101/pm